카자흐 민속무용은 유목민 삶의 리듬과 자연을 담아 수백 년 동안 전해진 몸짓의 언어다. 고유한 손가락 움직임과 상징적 제스처는 춤을 하나의 민족적 표현 체계로 만든다.

사진 출처: qazaqballet.kz


카자흐스탄의 대표 민속춤인 ‘카마자이(Kamazhai)’는 전통과 정체성을 예술로 계승하는 대표적인 무용 형식이다. 6월 29일, 아스타나타임스는 ‘춤은 말 없는 언어’라는 주제로 카자흐 민속무용의 역사성과 예술적 특성을 조명했다.

카자흐 민속춤은 도브라(dombra), 코브즈(kobyz), 당기라(dangyra) 등 전통 악기 연주와 함께 즉흥적으로 구성되며, 남성은 직립 자세와 유연한 관절 동작, 여성은 유려하고 섬세한 몸짓으로 구분된다. 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감정과 공동체 소통의 수단이기도 하다.

‘카마자이’는 유목 신화에서 모계의 상징으로 알려진 ‘어머니 뱀’을 이름으로 하며, 전통적으로 네 명의 소녀가 수행한다. 유려한 걸음과 팔의 물결 같은 움직임은 온화하고 여성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며, 민속 전승에 따르면 마을이 습격당했을 때 한 여성이 춤으로 적을 교란시키며 전세를 뒤집은 이야기에 뿌리를 둔다.

카자흐 국립무용의 대표무용수이자 셀레즈뇨프 알마티 무용학교 출신 리야자트 아흐메트자노바(Lyazzat Akhmetzhanova)는 “카자흐 춤은 유목민의 삶과 자연, 의례, 세계관이 응축된 예술로, 타엽벽화와 고문헌 속 ‘춤’의 존재는 이 전통의 깊이를 증명한다”고 전했다.

특히 카자흐 민속춤은 ‘따블파즈(사냥꾼의 북춤)’, ‘쿠스베기(매사냥춤)’, ‘켈린셰크 비(며느리춤)’ 등 각기 이름과 주제를 가진 개별적 형식으로 구성되며, 새의 날갯짓과 샘물 흐름을 손동작으로 표현하는 모방 동작이 핵심 특징이다.

대표작 ‘카라 조르가(Kara Zhorga)’는 어깨를 흔들고 다리를 박차는 역동적인 구성으로 기마 문화와 스텝의 생동감을 상징하며, 여성의 ‘아쿠(백조춤)’는 유려한 손놀림을 통해 섬세한 정서를 표현한다.

1930년대 무대예술로서의 카자흐 무용을 정립한 샤라 지옌쿨로바(Shara Zhienkulova) 이후, 전통춤은 발레와 오페라 안무에도 접목되며 예술적 확장을 이어왔다. 오늘날에도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공연은 카자흐 문화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카자흐 무용은 말 없이도 감정과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고유한 예술 언어로서, 민족의 삶과 미학을 온전히 담아낸 표현 형식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