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서 운동하는 이른바 주말 운동족도 매일 운동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주 2회 이상, 총 150분 이상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실천한다면 사망률은 물론 심혈관질환과 암 발생률까지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Southern Medical University 공중보건대학의 역학자 리즈하오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것으로, 2025년 4월 2일 미국 심장협회 산하 저널인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공식 발표됐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UK Biobank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9만3천여 명의 성인 참여자를 8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참여자들은 평균 연령 62세, 56퍼센트 이상이 여성, 97퍼센트가 백인이었으며 손목에 착용하는 가속도계를 통해 7일간의 실제 신체 활동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동 습관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대부분의 운동을 주말에 몰아 하는 주말 전사 그룹, 매일 조금씩 운동하는 일반 활동 그룹, 그리고 권장 운동량에 못 미치는 비활동 그룹이다.
연구 결과, 주말에만 운동해도 충분한 운동량만 확보되면 건강상의 이점이 크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비활동 그룹에 비해 주말 운동족은 전체 사망률이 32퍼센트, 심혈관 사망률이 31퍼센트, 암 사망률이 21퍼센트 낮았다. 이는 매일 운동하는 일반 활동 그룹의 사망률 감소 수치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운동 빈도보다는 총 운동 시간이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고강도 운동의 경우 한 번에 75분 이상, 주 2회 실천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단,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은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준비 운동과 강도 조절이 필수다.
이번 연구는 가속도계라는 객관적인 측정 도구를 활용해 신체 활동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최초의 대규모 관찰 연구로, 그 신뢰도와 과학적 의미가 크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행동의학 전문가 키스 디아즈 박사도 해당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 결과에 대해 "현실적인 건강 전략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도 바쁜 현대인들에게 주말 운동이라는 선택지가 건강 증진의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실용성과 학술적 가치를 동시에 지닌다. 앞으로도 다양한 인종과 지역을 아우르는 후속 연구를 통해 이 결론이 더욱 보강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