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발레단(Hamburg Ballet, 함부르크 발레)이 데미스 볼피(Demis Volpi, 데미스 볼피) 예술 감독 부임 후 조직 내부의 심각한 갈등으로 위기에 처했다. 볼피는 2024년 9월 전임 감독 존 노이마이어(John Neumeier, 존 노이마이어)의 뒤를 이어 취임했으나, 부임 직후부터 단원들의 내부 불만이 폭증했다.
함부르크 발레단 단원 63명 중 36명은 볼피 감독의 행정 및 예술 운영 방식에 항의하는 서한을 함부르크 문화부 장관 카스텐 브로스다(Carsten Brosda, 카스텐 브로스다)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볼피 체제에서 조직 내부가 ‘독성적 업무 환경(toxic working environment, 톡식 워킹 엔바이런먼트)’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감독의 지도력 부족과 소통 문제를 강력히 비판했다.
갈등이 심화하면서 주요 무용수들의 이탈도 이어졌다. 상위 솔리스트 11명 중 5명이 공식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여기에는 알렉산더 트루쉬(Alexandr Trusch, 알렉산더 트루쉬), 마도카 스가이(Madoka Sugai, 마도카 스가이)와 같은 핵심 인물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볼피 감독 체제 아래 예술적 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러한 문제는 볼피가 이전 감독으로 재직했던 독일 뒤셀도르프의 발레트 암 라인(Ballett am Rhein, 발레 암 라인)에서도 비슷한 전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함부르크 주 정부 산하 감독 이사회는 2025년 6월 10일 볼피와의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임시 공동 운영 체제를 도입했다. 로이드 리긴스(Lloyd Riggins, 로이드 리긴스) 부단장, 니콜라스 하트만(Nicolas Hartmann, 니콜라스 하트만) 매니징 디렉터, 지지 하이엇(Gigi Hyatt, 지지 하이엇) 발레 학교 부교장이 공동으로 단체 운영을 맡게 된다.
함부르크 발레단은 1973년부터 존 노이마이어의 지도하에 유럽 대표 발레단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장기 지도력 교체의 어려움과 예술성과 조직 운영의 균형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볼피 감독은 "열린 피드백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단원들의 신뢰는 무너진 상황이다.
향후 함부르크 발레단은 새로운 예술 감독 선임과 내부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