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슬'로 국내에도 알려진 배우 기디언 글릭(Gideon Glick)이 최근 종영된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 '에투알(Étoile)'에서 안무가 토비어스 벨(Tobias Bell) 역으로 주목받았다. 뉴욕과 파리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발레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영어와 프랑스어가 혼용된 빠른 대사 속도와 복잡한 감정선이 특징이다.
브로드웨이에서 '스프링 어웨이크닝', '킬 어 모킹버드' 등으로 탄탄한 경력을 쌓아온 글릭은 이번 작품에서 실제 청각 장애를 지닌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 그는 오른쪽 귀는 들리지 않고 왼쪽 청력도 약화된 상황에서, 이중 언어가 오가는 촬영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오히려 캐릭터의 내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토비어스는 세상과 단절된 인물이고, 사람들과 소통이 어렵다. 파리에서의 내 경험이 그와 맞닿아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극 중 토비어스 벨은 뉴욕과 파리의 발레단 교류 프로그램으로 파리에 파견된 안무가다. 완벽주의적 성향을 지닌 인물이지만, 그 집착은 오직 예술에 대한 진심에서 비롯된다. 글릭은 "토비어스는 이기적이거나 교활하지 않다. 직설적이지만 진실한 사람"이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글릭은 드라마 제작 초기 작가실에 참여하며 캐릭터 구상에 깊이 관여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받고 토비어스를 읽었을 때,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듯했다. 에이미와 댄(팔라디노 부부)은 나의 독특한 면을 이해하고 이를 드러내는 데 탁월하다"고 전했다. 캐스팅은 작가실 참여 약 한 달 후 확정됐다.
실제 안무가 크리스토퍼 휠든(Christopher Wheeldon)의 조언과 발레리나 타일러 펙(Tiler Peck), 유니티 필런(Unity Phelan) 등의 도움을 받아, 그는 발레 세계를 더 깊이 이해했다. 링컨센터 공연을 관람하고, 발레의 역사도 연구하는 등 치열한 사전 준비도 병행했다.
드라마 속 촬영은 프로 무용수들과의 협업으로 인해 긴장감이 높았다. "무용수들은 반복 촬영이 어렵다. 몸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하는 장면에서 대사를 한 번에 완벽히 전달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비록 '에투알'은 한 시즌으로 종영됐지만, 발레의 대중화라는 주제는 충분히 구현됐다. 글릭은 "이 드라마를 통해 발레가 더 이상 낯설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새롭고 매력적인 예술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의 연기와 캐릭터 해석은 발레의 세계를 보다 인간적으로 조명하며, 예술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