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애머스트(Kendrick Park)에 1,200명 이상이 모였다. 이날은 단순한 주말이 아니었다. 전국 50개 주에서 동시에 열린 'No Kings Day(노 킹스 데이)' 집회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민주주의 훼손에 반대하는 전국적 항의 운동의 일환이었다. 이날 전국적으로는 400만600만 명(미국 인구의 약 1.21.8%)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애머스트 집회는 전통적인 시위 형식을 벗어나 '댄스 파티'라는 창의적 방식으로 진행됐다.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배경의 주민들이 함께 춤추고 웃으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공동 주최자인 그로버 웨먼-브라운(Grover Wehman-Brown)과 멜리사 지로(Melissa Giraud)는 "현 행정부의 민주주의 훼손과 취약 계층 공격에 맞서기 위한 공동체 차원의 대응"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냈다. 최근 UMass 애머스트 대학을 졸업한 마일스 트레이켈(Miles Treichel, 24)은 "지역사회에서 직접 행동을 조직하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페스티벌처럼 즐기면서도 메시지는 명확한' 이 집회에서 사람들은 손팻말을 들고 자발적 댄스 서클을 형성하며 저항과 연대를 동시에 표현했다. 한 지역 주민 메리 코넬(Mary Cornell)은 "가족 중 귀화 시민이 외출조차 두려워하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침묵을 깨고 행동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집회는 단순한 항의가 아닌, 정치적 소외와 고립을 해소하는 공동체 회복의 장으로 기능했다. 애머스트 칼리지 재학생 아비게일 보웬(Abigail Bowen)은 "이념은 다를 수 있지만, 민주주의를 위한 연대는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시위는 법치주의에 대한 외침으로도 이어졌다. 시민 레니 프리들랜더(Lenny Friedlander)는 "법은 특정 정당이 아닌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며, 현 행정부에 대한 탄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3년째 애머스트에 거주 중인 앤드류 그랜트-토마스(Andrew Grant-Thomas)는 "1,800개 도시가 동시에 우려를 표출한 이번 집회는 시민 저항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행사의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고등학생 리오 그랜트-지로(Rio Grant-Giraud)는 "이제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세계가 미국 안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집회는 정치를 넘어선 인간적 연대의 장이자,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되짚는 계기로 기록될 것이다.